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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The Routine

짝사랑 앞에서 가장 용감했던 순간들

고백은 사건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제안

SOYUL  —  2026.09.04  —  5 MIN

고백은 사건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제안

힌지(Hinge)가 만든 오디오북 '노 오디너리 러브(No Ordinary Love)'가 지난주 스포티파이와 서브스택에 동시 공개됐다. 텀비 덴튼허스트, 니콜라 디난, 커티스 가너, 레이븐 스미스, 루피 소프까지 다섯 명의 작가가 자신의 실제 연애 경험을 쓰고 직접 낭독한 작품집이다. 같은 시기인 8월 11일에는 뉴욕 로어 이스트사이드의 청취 공간 '사일런스 플리즈'에서 힌지와 함께 마련한 저녁 행사도 열렸다. 두 소식을 나란히 놓고 보면 눈에 띄는 지점이 하나 있다.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마음을 고백하는 순간이 늘 클라이맥스로 그려지고, 그 뒤로는 곧장 해피엔딩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실제 연애에서 감정을 말로 꺼내는 일은 결말을 보장하는 장치가 아니라, 그저 관계를 명확하게 만드는 하나의 선택에 가깝다. 이 오디오북과 행사가 공통으로 짚는 지점이 바로 그 지점, 즉 '말하는 용기' 자체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오디오북이 눈에 띄는 이유는 형식에 있다. 픽션이나 각색이 아니라 다섯 작가가 자신의 실제 연애 이야기를 직접 쓰고, 직접 목소리로 읽었다. 큐레이션된 로맨스가 아니라 날것 그대로의 경험담이라는 점에서 기존 브랜드 콘텐츠와 결이 다르다. 오프라인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헌터 해리스, 텀비 덴튼허스트, 니나 헤인스, 데번 워커가 무대에 올라 우정, 연애, 창작에서 솔직함이 어떻게 관계를 지탱하는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들이 공통으로 짚은 건 용기가 늘 거창한 제스처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갑작스러운 페이스타임 전화, 먼저 건네는 데이트 제안, 끊겼던 연락을 다시 잇는 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 이런 사소하고 반복 가능한 행동들이 곧 용기라는 이야기다. 행사장에는 별도의 '고백함'도 마련돼, 참석자들이 짝사랑을 위해 했던 가장 용감한 일을 익명으로 적어 넣을 수 있게 했다. 콘텐츠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꺼내놓게 만든 장치였다.

왜 지금인가

연애 문화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는 진단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데이팅 앱은 늘어났지만 관계의 신호는 오히려 더 흐릿해졌고, '썸'이라는 애매한 상태가 길어질수록 마음을 먼저 꺼내는 쪽이 손해라는 인식도 널리 퍼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행위 자체를 정면으로 다루는 콘텐츠가 나온 건 우연이 아니다. 데이팅 서비스 입장에서도 진정성은 더 이상 부가 가치가 아니라 핵심 메시지가 됐다. 매칭 자체보다 매칭 이후의 소통, 그리고 그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용기를 조명하는 쪽으로 화두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이야기가 그저 로맨스 콘텐츠로 소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패널이 강조한 것처럼 정서적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는 연애뿐 아니라 우정과 창작 활동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결국 이 소식이 말하는 건 특정 이벤트가 아니라, 마음을 표현하는 일을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반복하느냐의 문제다. 한 번의 큰 고백보다 작은 솔직함을 꾸준히 쌓는 쪽이 관계를 더 오래 지탱한다는 감각이, 지금 이 시점에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음에 볼 것

'노 오디너리 러브'는 현재 스포티파이와 서브스택에서 바로 들을 수 있다. 다섯 작가의 이야기가 각각 독립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어, 관심 있는 목소리부터 골라 들어도 무리가 없다. 오프라인 행사가 뉴욕의 청취 공간에서 열렸다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배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직접 모여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로 확장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이 다른 도시나 다른 형태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익명 고백함처럼 참여자를 끌어들이는 장치가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비슷한 시도가 반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독자 입장에서 가져갈 수 있는 실천은 거창하지 않다. 오디오북 한 편을 듣고 끝내는 대신, 오늘 미뤄뒀던 연락 하나를 먼저 해보는 것, 그 정도의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볼 만하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마음을 말로 꺼내는 연습을 반복하는 쪽이 관계를 더 건강하게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게 이번 이야기가 남기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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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The Routine

짝사랑 앞에서 가장 용감했던 순간들

고백은 사건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제안

SOYUL — 2026.09.04 — 5 MIN

고백은 사건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제안

힌지(Hinge)가 만든 오디오북 '노 오디너리 러브(No Ordinary Love)'가 지난주 스포티파이와 서브스택에 동시 공개됐다. 텀비 덴튼허스트, 니콜라 디난, 커티스 가너, 레이븐 스미스, 루피 소프까지 다섯 명의 작가가 자신의 실제 연애 경험을 쓰고 직접 낭독한 작품집이다. 같은 시기인 8월 11일에는 뉴욕 로어 이스트사이드의 청취 공간 '사일런스 플리즈'에서 힌지와 함께 마련한 저녁 행사도 열렸다. 두 소식을 나란히 놓고 보면 눈에 띄는 지점이 하나 있다. 로맨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마음을 고백하는 순간이 늘 클라이맥스로 그려지고, 그 뒤로는 곧장 해피엔딩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실제 연애에서 감정을 말로 꺼내는 일은 결말을 보장하는 장치가 아니라, 그저 관계를 명확하게 만드는 하나의 선택에 가깝다. 이 오디오북과 행사가 공통으로 짚는 지점이 바로 그 지점, 즉 '말하는 용기' 자체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오디오북이 눈에 띄는 이유는 형식에 있다. 픽션이나 각색이 아니라 다섯 작가가 자신의 실제 연애 이야기를 직접 쓰고, 직접 목소리로 읽었다. 큐레이션된 로맨스가 아니라 날것 그대로의 경험담이라는 점에서 기존 브랜드 콘텐츠와 결이 다르다. 오프라인 행사도 마찬가지였다. 헌터 해리스, 텀비 덴튼허스트, 니나 헤인스, 데번 워커가 무대에 올라 우정, 연애, 창작에서 솔직함이 어떻게 관계를 지탱하는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들이 공통으로 짚은 건 용기가 늘 거창한 제스처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갑작스러운 페이스타임 전화, 먼저 건네는 데이트 제안, 끊겼던 연락을 다시 잇는 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 이런 사소하고 반복 가능한 행동들이 곧 용기라는 이야기다. 행사장에는 별도의 '고백함'도 마련돼, 참석자들이 짝사랑을 위해 했던 가장 용감한 일을 익명으로 적어 넣을 수 있게 했다. 콘텐츠를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참여자 스스로 자신의 경험을 꺼내놓게 만든 장치였다.

왜 지금인가

연애 문화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는 진단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데이팅 앱은 늘어났지만 관계의 신호는 오히려 더 흐릿해졌고, '썸'이라는 애매한 상태가 길어질수록 마음을 먼저 꺼내는 쪽이 손해라는 인식도 널리 퍼졌다. 이런 분위기에서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행위 자체를 정면으로 다루는 콘텐츠가 나온 건 우연이 아니다. 데이팅 서비스 입장에서도 진정성은 더 이상 부가 가치가 아니라 핵심 메시지가 됐다. 매칭 자체보다 매칭 이후의 소통, 그리고 그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용기를 조명하는 쪽으로 화두가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이야기가 그저 로맨스 콘텐츠로 소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패널이 강조한 것처럼 정서적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는 연애뿐 아니라 우정과 창작 활동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결국 이 소식이 말하는 건 특정 이벤트가 아니라, 마음을 표현하는 일을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반복하느냐의 문제다. 한 번의 큰 고백보다 작은 솔직함을 꾸준히 쌓는 쪽이 관계를 더 오래 지탱한다는 감각이, 지금 이 시점에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음에 볼 것

'노 오디너리 러브'는 현재 스포티파이와 서브스택에서 바로 들을 수 있다. 다섯 작가의 이야기가 각각 독립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어, 관심 있는 목소리부터 골라 들어도 무리가 없다. 오프라인 행사가 뉴욕의 청취 공간에서 열렸다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배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직접 모여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로 확장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이 다른 도시나 다른 형태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익명 고백함처럼 참여자를 끌어들이는 장치가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비슷한 시도가 반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독자 입장에서 가져갈 수 있는 실천은 거창하지 않다. 오디오북 한 편을 듣고 끝내는 대신, 오늘 미뤄뒀던 연락 하나를 먼저 해보는 것, 그 정도의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볼 만하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마음을 말로 꺼내는 연습을 반복하는 쪽이 관계를 더 건강하게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게 이번 이야기가 남기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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