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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오카 빈티지숍이 지킨 '1만 엔 이하' 원칙

1만 엔 이하 티셔츠로 지키는 빈티지 입문

SOYUL  —  2026.09.01  —  5 MIN

1만 엔 이하 티셔츠로 지키는 빈티지 입문

도쿄 자유가오카에 있는 빈티지숍 '스매시(SMASH)'가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5월 문을 연 지 1년이 조금 넘은 이 가게가 특별한 건 오래된 옷을 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옷을 어떻게 계속 사고 싶게 만드느냐는 방식 때문이다. 최근 도쿄 빈티지숍을 소개하는 한 연재의 4회차에서 브랜드 '가제스(GAJESS)'의 디렉터 미조조바 나츠미가 이 가게를 찾았고, 인터뷰를 통해 오너 하야시 슌야의 운영 철학이 새삼 조명됐다. 빈티지 시장이 전반적으로 가격이 치솟는 흐름 속에서, 이 가게는 정반대 방향을 택했다. 티셔츠 한 장을 1만 엔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원칙, 그리고 손님이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 설계다. 한 번의 득템이 아니라 반복해서 들르고 싶은 가게, 오래 유지되는 취미로서의 빈티지를 만들겠다는 쪽에 가깝다.

무엇이 달라졌나

스매시는 얼핏 보면 흔한 아메리칸 빈티지숍처럼 보인다. 1980~90년대 미국 빈티지를 중심으로 티셔츠와 스웨트, 베이스볼 셔츠, 여기에 해외 장난감까지 다양한 아이템이 좁은 매장 안 랙에 빼곡히 걸려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나온다. 우선 야구 굿즈 비중이 유난히 크다. 뉴욕 양키스나 LA 다저스 같은 유명 구단은 물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만 알아볼 법한 피츠버그 파이리츠 티셔츠까지 갖춰 놓았다. 오너 하야시가 "야구에 인생을 구원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야구 애호가이기 때문인데, 이걸 손님에게 강요하듯 진열하지 않고 이 옷을 계기로 야구를 좋아하게 되면 좋겠다는 태도로 놓아둔다. 가격도 다르다. 요즘 빈티지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와중에도 스매시는 티셔츠 대부분을 1만 엔 이하로 못박아 둔다(일부 예외 제외). 캐나다에서 딜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하야시가 반년에서 1년에 한 번은 직접 미국과 캐나다로 나가 사입하는 구조라,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을 지키는 방식이다. 여성 손님 비중을 의식해 사이즈 라인업도 폭넓게 구성한 점 역시 눈에 띈다.

왜 지금인가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빈티지 업계 전반의 흐름과 맞닿아 있어서다. 최근 몇 년 사이 빈티지는 희소성과 소장 가치가 강조되며 가격이 가파르게 뛰었고, 그만큼 처음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은 카테고리가 됐다. 하야시 오너가 "요즘 빈티지는 너무 비싸졌다"고 직접 짚은 대목은 이런 업계 분위기에 대한 반응으로 읽힌다. 동시에 스매시가 매장 콘셉트로 내세운 '형의 방'이라는 설정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계산대 앞에 레트로 텔레비전과 비디오, 플레이스테이션2를 놓아둔 건 단순한 인테리어 장식이 아니라, 자유가오카라는 동네 특성상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도록 게임기를 놔두고, 커플 손님이 함께 둘러봐도 부담 없도록 여성용 아이템까지 폭넓게 갖추는 식으로, 매장을 '한 번 사고 나가는 곳'이 아니라 '머물다 가는 곳'으로 설계했다. 스타일리스트나 바이어 등 업계 인사들이 실제로 다니는 가게를 소개하는 이번 연재 자체도, 화려한 신상보다 오래 다닌 단골 가게의 신뢰를 보여주려는 기획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에 있다.

다음에 볼 것

스매시는 매장 안에서 완결되는 브랜드가 아니라, 하야시 오너가 반년에서 1년 주기로 직접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물건을 채워 넣는 구조로 돌아간다. 다음 사입 여행에서 어떤 시대, 어떤 팀의 아이템이 새로 들어올지가 이 가게를 계속 찾아야 할 이유가 된다. 가격 원칙을 얼마나 오래 지켜내는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빈티지 시세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티셔츠 1만 엔 이하라는 기준을 유지하려면 사입 경로와 마진을 스스로 조여야 하는데, 이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한 스매시는 처음 빈티지를 사보는 사람들의 입구 역할을 계속할 수 있다. 도쿄 빈티지숍을 소개하는 이 연재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 다음 회차에 어떤 업계 인사가 어떤 가게를 소개할지 지켜볼 만하다. 이번 회차의 게스트였던 미조조바 나츠미처럼 평소 스타일과 대비되는 가게를 찾아가는 구성이 반복된다면, 매번 다른 각도에서 도쿄 빈티지 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이 가게가 보여준 태도, 오래 입을 옷을 부담 없는 가격에 반복해서 살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은 빈티지뿐 아니라 옷을 대하는 습관 전반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GIRL’SPHOTOKAZUSHI TOYOTAGIRL'SGAJESSSM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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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The Routine

자유가오카 빈티지숍이 지킨 '1만 엔 이하' 원칙

1만 엔 이하 티셔츠로 지키는 빈티지 입문

SOYUL — 2026.09.01 — 5 MIN

1만 엔 이하 티셔츠로 지키는 빈티지 입문

도쿄 자유가오카에 있는 빈티지숍 '스매시(SMASH)'가 요즘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5월 문을 연 지 1년이 조금 넘은 이 가게가 특별한 건 오래된 옷을 판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옷을 어떻게 계속 사고 싶게 만드느냐는 방식 때문이다. 최근 도쿄 빈티지숍을 소개하는 한 연재의 4회차에서 브랜드 '가제스(GAJESS)'의 디렉터 미조조바 나츠미가 이 가게를 찾았고, 인터뷰를 통해 오너 하야시 슌야의 운영 철학이 새삼 조명됐다. 빈티지 시장이 전반적으로 가격이 치솟는 흐름 속에서, 이 가게는 정반대 방향을 택했다. 티셔츠 한 장을 1만 엔 이하로 유지하겠다는 원칙, 그리고 손님이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공간 설계다. 한 번의 득템이 아니라 반복해서 들르고 싶은 가게, 오래 유지되는 취미로서의 빈티지를 만들겠다는 쪽에 가깝다.

무엇이 달라졌나

스매시는 얼핏 보면 흔한 아메리칸 빈티지숍처럼 보인다. 1980~90년대 미국 빈티지를 중심으로 티셔츠와 스웨트, 베이스볼 셔츠, 여기에 해외 장난감까지 다양한 아이템이 좁은 매장 안 랙에 빼곡히 걸려 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나온다. 우선 야구 굿즈 비중이 유난히 크다. 뉴욕 양키스나 LA 다저스 같은 유명 구단은 물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만 알아볼 법한 피츠버그 파이리츠 티셔츠까지 갖춰 놓았다. 오너 하야시가 "야구에 인생을 구원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야구 애호가이기 때문인데, 이걸 손님에게 강요하듯 진열하지 않고 이 옷을 계기로 야구를 좋아하게 되면 좋겠다는 태도로 놓아둔다. 가격도 다르다. 요즘 빈티지 시세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와중에도 스매시는 티셔츠 대부분을 1만 엔 이하로 못박아 둔다(일부 예외 제외). 캐나다에서 딜러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하야시가 반년에서 1년에 한 번은 직접 미국과 캐나다로 나가 사입하는 구조라,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을 지키는 방식이다. 여성 손님 비중을 의식해 사이즈 라인업도 폭넓게 구성한 점 역시 눈에 띈다.

왜 지금인가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빈티지 업계 전반의 흐름과 맞닿아 있어서다. 최근 몇 년 사이 빈티지는 희소성과 소장 가치가 강조되며 가격이 가파르게 뛰었고, 그만큼 처음 입문하는 사람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은 카테고리가 됐다. 하야시 오너가 "요즘 빈티지는 너무 비싸졌다"고 직접 짚은 대목은 이런 업계 분위기에 대한 반응으로 읽힌다. 동시에 스매시가 매장 콘셉트로 내세운 '형의 방'이라는 설정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계산대 앞에 레트로 텔레비전과 비디오, 플레이스테이션2를 놓아둔 건 단순한 인테리어 장식이 아니라, 자유가오카라는 동네 특성상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도록 게임기를 놔두고, 커플 손님이 함께 둘러봐도 부담 없도록 여성용 아이템까지 폭넓게 갖추는 식으로, 매장을 '한 번 사고 나가는 곳'이 아니라 '머물다 가는 곳'으로 설계했다. 스타일리스트나 바이어 등 업계 인사들이 실제로 다니는 가게를 소개하는 이번 연재 자체도, 화려한 신상보다 오래 다닌 단골 가게의 신뢰를 보여주려는 기획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에 있다.

다음에 볼 것

스매시는 매장 안에서 완결되는 브랜드가 아니라, 하야시 오너가 반년에서 1년 주기로 직접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물건을 채워 넣는 구조로 돌아간다. 다음 사입 여행에서 어떤 시대, 어떤 팀의 아이템이 새로 들어올지가 이 가게를 계속 찾아야 할 이유가 된다. 가격 원칙을 얼마나 오래 지켜내는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빈티지 시세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티셔츠 1만 엔 이하라는 기준을 유지하려면 사입 경로와 마진을 스스로 조여야 하는데, 이 균형이 무너지지 않는 한 스매시는 처음 빈티지를 사보는 사람들의 입구 역할을 계속할 수 있다. 도쿄 빈티지숍을 소개하는 이 연재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 다음 회차에 어떤 업계 인사가 어떤 가게를 소개할지 지켜볼 만하다. 이번 회차의 게스트였던 미조조바 나츠미처럼 평소 스타일과 대비되는 가게를 찾아가는 구성이 반복된다면, 매번 다른 각도에서 도쿄 빈티지 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이 가게가 보여준 태도, 오래 입을 옷을 부담 없는 가격에 반복해서 살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은 빈티지뿐 아니라 옷을 대하는 습관 전반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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