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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드의 가려움을 없앤 가을, 루틴이 된 스타일

매일 입는 트위드, 계절 루틴을 다시 쓰다

SoyulEditor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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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입는 트위드, 계절 루틴을 다시 쓰다

트위드 재킷은 원래 가을을 알리는 신호였지만, 정작 하루 종일 걸치기엔 부담스러운 소재로도 유명했다. 특유의 까끌거리는 질감 탓에 매년 한두 번 꺼내 입고는 다시 옷장 안쪽으로 밀어 넣게 되는 옷이었다는 뜻이다. 격식 있는 자리에는 어울려도 출근길 지하철이나 카페에서 하루 내내 걸치기엔 목과 손목이 쓸리는 느낌이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트위드를 계절 내내 입는 일상복 자리로 옮기려는 시도가 최근 눈에 띈다. 스나이델은 2026년 가을 시즌을 앞두고 걸그룹 BABYMONSTER의 RUKA와 ASA를 새 브랜드 앰버서더로 세우고, 9월 24일 도쿄에서 취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이날 두 사람이 입은 옷은 브랜드가 오리지널 실을 새로 짜서 만든 트위드 컬렉션이었는데, 눈여겨볼 지점은 셀럽 기용 그 자체보다 이 소재가 겨냥한 방향에 있다. 특별한 날 한 번 입고 마는 옷이 아니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 사지 않아도 되는 옷을 만들겠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매년 반복되는 가을 트위드 마케팅 속에서 이번 발표가 조금 다르게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고, 한 벌을 사서 계절 내내 입는 쪽에 무게를 두는 독자라면 눈여겨볼 만한 변화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행사에서 RUKA는 믹스컬러의 레이스 디테일 트위드 재킷(2만4970엔)과 트위드 반바지(1만6940엔)를 세트로 입었고, ASA는 허리에 벨벳 소재 리본 장식을 단 모노톤 트위드 미니원피스(2만3980엔)를 선택했다. 두 벌 모두 기존 트위드의 단점으로 꼽히던 뻣뻣함과 까끌거림을 없애기 위해 브랜드가 처음부터 새로 뽑은 오리지널 실을 썼다는 점이 핵심이다. 지금까지의 트위드가 기성 원단을 재단해 안감으로 촉감을 보완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실 단계에서부터 다시 설계해 피부에 닿는 감촉 자체를 바꿨다는 차이가 있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만 꺼내던 소재를 평상시에도 부담 없이 걸칠 수 있는 옷으로 재정의한 셈이다. 여기에 더해 공개된 2026년 가을 시즌 메인 비주얼에서는 RUKA가 고블랭 직조 드레스를, ASA가 나폴레옹 재킷을 입어 행사 당일의 캐주얼한 트위드룩과는 결이 다른, 보다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선보였다. 실용적인 일상 착장과 화보용 컨셉 착장을 나눠 보여준 셈인데, 여기서 끝이 아니라 한국에서 촬영한 추가 비주얼이 10월 중 별도로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이 한 번의 화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쿄와 서울 두 지점에서 단계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구조로 짜여 있다는 점도 이전 앰버서더 발표들과 확실히 구분되는 지점이다.

왜 지금인가

지금 이 발표가 눈에 띄는 이유는 여러 시점이 한꺼번에 겹치기 때문이다. 환절기 초입은 소비자가 그해 가을 옷장의 중심 아이템을 정하는 시기이고, 브랜드 입장에서도 시즌 캠페인을 가장 눈에 띄게 던질 수 있는 타이밍이다. 매년 가을마다 여성복 브랜드들이 트위드를 다시 꺼내 드는 것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트위드가 여전히 특별한 날 한 번 꺼내 입고 마는 옷으로 소비된다는 점인데, 이번 접근의 차별점은 소재 자체를 처음부터 새로 개발해 착용감을 앞세웠다는 데 있다.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에서 매일 입어도 괜찮은 옷으로 포지션을 옮기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여기에 K팝 그룹을 앰버서더로 세우는 선택도 우연이 아니다. 글로벌 팬덤을 가진 그룹일수록 브랜드 인지도를 국경 밖으로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고, 실제로 이번에도 도쿄 행사와는 별도로 한국 촬영분을 따로 준비해 두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행사에서 드러난 두 사람의 사적인 스타일 습관이다. 무대 의상에서는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하면서도, 평소 옷을 고를 때는 둘 다 검은색을 가장 먼저 집는다고 밝혔다. 유행에 따라 매 시즌 옷장을 통째로 갈아엎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기본색 하나를 정해 두고 그 위에서 조합만 바꿔 가는 방식이다. 이는 결국 오래 두고 활용할 아이템을 골라 쌓아가는 소비 흐름과 방향이 같다.

다음에 볼 것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가격이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트위드 재킷과 반바지, 미니원피스 세 벌의 가격이 이미 나와 있어 신제품이 매장에 풀렸을 때 예산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다음으로 챙겨볼 지점은 10월 공개 예정인 한국 촬영분이다. 도쿄 행사가 착용감을 앞세운 실용적인 트위드룩을 보여줬다면, 별도로 촬영된 화보에서는 좀 더 정제된 캠페인 이미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고, 두 버전을 비교해 보면 브랜드가 이 소재를 일상복과 화보용 이미지 양쪽에 어떻게 나눠 쓰는지 가늠할 수 있다. 스타일 습관 면에서도 참고할 점이 있다. RUKA는 핏과 기장을 중시해 필요하면 직접 밑단을 줄여 입는다고 밝혔고, ASA는 목걸이와 안경, 스카프 같은 소품으로 그날의 동선과 분위기에 맞춰 전체 스타일링을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옷 자체를 몸에 맞추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소품으로 매번 다른 분위기를 만드는 방식인데, 둘 다 옷을 자주 새로 사지 않고도 오래 활용하는 실질적인 루틴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이번 컬렉션의 진짜 시험대는 화보가 아니라 이 옷들이 한 시즌을 넘어 다음 해 가을까지 옷장에 남아 있을지, 그 지속 여부에 달려 있다. 착용감을 앞세운 트위드가 실제로 계절을 넘겨 살아남는지는 10월 이후 공개될 반응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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