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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밥과 고추장, 멕시코 일상 속으로 들어가다

비비고, K-박람회서 체험형 부스로 승부수

SoyulEditor · 2026.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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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고, K-박람회서 체험형 부스로 승부수

지난 24일부터 나흘간 멕시코시티 WTC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멕시코 K-박람회'에 CJ제일제당의 비비고가 부스를 냈다. 이번 부스가 눈에 띄는 이유는 단순히 시식대를 늘어놓은 홍보관이 아니라, 방문객이 직접 몸을 움직여 한국의 맛을 표현하는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졌다는 점이다. 김치·단짠·매콤달달·매운맛이라는 네 가지 감각을 동작으로 옮기는 모션게임에 K-팝 앰버서더 알파드라이브원의 IP까지 결합했고, 그 끝에는 고추장소스를 드리즐로 얹은 즉석밥 시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루 이틀 반짝하고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022년부터 꾸준히 열어온 행사의 연장선이라는 점에서, 이번 참여는 일회성 홍보가 아니라 '해외에서도 매일 먹을 수 있는 K-푸드'라는 오래된 과제를 향한 누적된 시도로 읽어야 한다. 여행지에서 하루 맛보고 마는 이국 음식이 아니라, 출장지나 이민 생활에서도 반복해 꺼내 먹을 수 있는 끼니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가 이번 부스가 실제로 시험한 질문이다. 즉석밥과 만두, 김치처럼 한국 가정에서는 매일 냉장고를 여닫으며 꺼내 먹는 음식들이 국경을 넘어서도 같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는, 화려한 무대보다 오히려 평범한 식사 루틴이 얼마나 잘 옮겨 심어지는지에 달려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전까지 해외 식품 박람회의 K-푸드 부스는 대체로 시식과 판촉물 배포에 머물렀다. 이번 비비고 부스가 다른 지점은 '보는 콘텐츠'가 아니라 '움직이는 체험'으로 설계됐다는 데 있다. 모션게임은 김치, 단짠, 매콤달달, 매운맛이라는 네 가지 맛의 층위를 몸동작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해, 언어 장벽 없이도 한식의 맛 스펙트럼을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여기에 현지 K-팝 팬층이 두터운 알파드라이브원의 디지털 콘텐츠와 아티스트 테마존을 붙여, K-팝을 좋아해서 부스에 들어온 팬심을 K-푸드를 직접 맛보는 체험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오는 동선을 짰다. 시식 구성도 촘촘했다. 현지 제품명으로는 '비비고 스티키 화이트 라이스'로 불리는 즉석밥에 고추장 핫앤스위트 소스를 드리즐 방식으로 얹어, 양념장을 별도 그릇에 곁들이던 기존 방식보다 시각적으로도 먹기 편하게 바꿨다. 라면과 K-소스, 김스낵까지 함께 맛보게 해 한 끼짜리 이벤트 음식이 아니라 아침·점심·간식으로 이어지는 일상 식탁 전체를 미리 그려보게 한 구성이다. 방문객들이 부스 곳곳에서 사진을 찍어가는 모습 역시, 체험이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고 각자의 일상 SNS로 옮겨가는 확산 통로가 됐다는 뜻이다.

왜 지금인가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는 K-컬처 신흥 시장 중에서도 온도가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꼽힌다. 스태티스타가 2025년 멕시코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7.1%가 K-팝을, 66%가 K-드라마를 유명하거나 인기 있다고 답했다는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콘텐츠에 대한 호감이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는데, 정작 그 관심이 매일의 식탁으로 이어지느냐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CJ제일제당이 만두·가공밥·김치·K-소스·김이라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이 행사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콘텐츠에 대한 팬심을 한 번의 굿즈 구매나 사진 인증으로 끝내지 않고, 냉장고와 찬장에 반복해서 채워 넣는 식습관으로 붙잡으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2020년 4조 1,297억 원에서 지난해 5조 9,247억 원으로 5년 만에 43% 늘었고, 올해 상반기 누적 해외 매출도 3조 6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증가했다. 관심이 소비로 전환되는 흐름이 수치로도 이미 확인된 시점에, 중남미라는 다음 지역을 겨냥한 투자는 뒤늦은 진출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방식을 확장하는 자연스러운 다음 순서로 보인다.

다음에 볼 것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K-푸드와 비비고에 대한 현지 소비자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멕시코와 중남미에 더욱 다양한 K-푸드를 선보이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즉석밥 한 끼로 시작한 접점이 만두·김치·K-소스 같은 나머지 포트폴리오로 얼마나 넓게 확장될지, 그리고 그 확장이 실제 현지 유통망 입점과 반복 구매로 이어질지가 다음 단계에서 지켜볼 지점이다. 관건은 결국 '한 번의 체험'을 '반복되는 일상'으로 바꾸는 일이다. 박람회 부스에서의 하루 시식은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어도, 그것이 현지 가정의 냉장고와 찬장에 실제로 자리 잡지 못하면 관심은 금세 식는다. 해외 식품 매출이 5년 연속 두 자리 수 성장세를 이어온 CJ제일제당 입장에서도, 중남미는 그동안 반복해온 체험형 마케팅이 실제 정착률로 이어지는지를 시험하는 다음 무대다. 이번 행사가 일회성 이벤트 보도로 끝나지 않고, 다음 분기 실적과 현지 신규 입점 소식으로 이어지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한 끼가 반복되어 일상이 될 때 비로소 이번 부스가 남긴 인상도 오래 유지될 것이다. 박람회장의 모션게임과 시식 줄이 만들어낸 하루의 열기는 언젠가 식더라도, 그 자리에서 맛본 즉석밥 한 그릇이 다음 주에도 다시 장바구니에 담긴다면 이번 행사는 성공적인 착지점을 찾은 셈이다. 결국 이번 소식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화제성이 아니라 지속성, 즉 한 번의 체험이 얼마나 오래 식탁 위에 남느냐다.

CJ제일제당 비비고‘2026 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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