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장소서만 풀리는 살로몬 한정판 진
살로몬이 패션 컬처 매체와 손잡고 만든 한정판 진(zine) 'In the Open'을 공개했다. 이번 작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표지와 지면을 장식한 인물이 지수라는 사실이다. 살로몬이 지수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한 뒤 처음으로 내놓는 캠페인이라, 앞으로 브랜드가 어떤 이미지를 그려갈지 가늠할 첫 단서이기도 하다. 한국 사진작가 하시시박이 촬영을 맡아 서울의 산과 숲, 번화한 거리를 오가며 지수의 겨울나기와 일상의 리듬을 담아냈고, 지면에는 지수와의 단독 인터뷰와 화보, 그리고 촬영 현장을 보여주는 비하인드 이미지들이 함께 실린다. 발매 방식도 흔치 않다. 온라인 주문이나 매장 입고가 아니라 비밀스러운 몇몇 장소에서만 한정 배포되고, 정확한 장소는 10월 20일에 별도로 공개된다. 등산화가 산보다 도심에서 더 자주 목격되는 요즘, 이 진은 '일상으로 들어온 아웃도어'라는 흐름을 정확히 짚어내는 결과물이다. 캠페인명 'In the Open'은 가려지지 않은 열린 공간에서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간다는 태도를 가리키는데, 지수가 그동안 보여준 꾸밈없는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식 갤러리에는 촬영 현장을 담은 비하인드 사진 여섯 장이 먼저 풀렸고, 정작 본편은 비밀 장소를 직접 찾아야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개 전부터 조용히 화제성을 쌓아가는 중이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진에서 지수는 살로몬의 2026 가을·겨울 시즌 라인업인 XT-6 프로텍티브, XT-웨스퍼 고어텍스, XT-4 오리지널 고어텍스 세 가지 모델을 착용하고 등장한다. 이 신발들은 원래 산악 트레일 러닝을 위해 설계된 기술 제품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도심 패션 아이템으로 더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과거 살로몬은 등산객과 트레일 러너를 위한 전문 장비 브랜드로만 인식됐고, 마케팅 역시 방수 등급이나 접지력 같은 성능 수치를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은 완전히 다른 언어를 쓴다. 기술력은 여전히 브랜드의 핵심이지만, 그 기술이 이제는 '토요일 산행'과 '토요일 도심 나들이' 사이에 아무런 모순이 없다고 느끼는 새로운 세대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즉 기능과 스타일을 분리된 선택지가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묶어내는 것이 이번 변화의 본질이다. 진은 이 흐름을 아웃도어 문화와 패션, 그리고 일상이 점점 더 유동적으로 섞이는 현상으로 풀어내며, 각자가 이 세 가지 사이에서 자신만의 경로를 찾아가는 모습을 담아낸다. 결국 이 책이 보여주려는 것은 신발 세 켤레가 아니라, 그 신발을 신고 살아가는 방식 자체다. 성능 스펙을 앞세우던 카탈로그식 화보 대신 인터뷰와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구성을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왜 지금인가
살로몬이 하필 지금, 한국을 무대로, 지수를 앞세운 데는 분명한 흐름이 있다. 최근 1년 사이 한국 2030세대의 등산 경험률은 66.9%에 달할 만큼 'K-하이킹'은 더 이상 중장년의 취미가 아니라 젊은 세대의 필수 여가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는 SNS 인증 문화가 상당한 역할을 했다. 2030 하이커의 42.6%가 등산 경험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한다는 점은, 등산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일상을 보여주는 콘텐츠이자 정체성의 일부가 됐다는 뜻이다. 이 흐름 속에서 프리미엄 아웃도어 장비 판매는 67% 늘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가성비보다 디자인과 기술력을 함께 갖춘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연다는 신호다. 계절적으로도 10월은 한국에서 단풍 산행이 본격화되는 시기와 맞물려, 등산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가을과 겨울을 나는 루틴으로 자리 잡는 때다. 살로몬 입장에서는 반짝 유행하는 액세서리가 아니라, 계절이 바뀌어도 꾸준히 이어지는 생활 습관 안에 브랜드를 심어두는 전략인 셈이다. 지수라는 인물 역시 특정 유행보다 꾸준히 자기 스타일을 지켜온 이미지로, 이 '오래가는 루틴'이라는 메시지와 맞아떨어진다. 결국 이번 협업이 겨냥하는 것은 한철 화제가 아니라, 계절이 바뀌어도 반복되는 생활의 한 장면이다.
다음에 볼 것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공개된 비하인드 화보뿐이고, 실제로 진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정확한 배포 장소는 10월 20일에 공개되는데, 온라인 주문이 아니라 특정 장소를 직접 찾아가야 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한정판을 향한 기대감을 의도적으로 키우는 구조다. 발매 수량이나 가격이 별도로 책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번 진은 판매 수익보다는 캠페인을 직접 체험하고 공유하게 만드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눈여겨볼 지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살로몬이 이번 캠페인을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수와의 앰버서더 관계를 통해 비슷한 결의 콘텐츠를 계절마다 이어갈지 여부다. 다른 하나는 아웃도어 기술 브랜드들이 이번처럼 패션 매체·셀러브리티와 손잡는 방식이 하나의 표준 전략으로 굳어질지다. 이미 트레일 러닝화가 도심 패션의 기본템으로 자리 잡은 지금, 다음 수순은 등산이라는 행위 자체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사계절 내내 반복하는 일상 루틴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될 가능성이 크다. 10월 20일 공개될 장소 정보를 미리 확인해두면 이 흐름을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