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회원, 등급제로 관계를 오래 잇는 법
오사카 우메다의 한큐한신백화점이 9월 30일부터 통합 회원 앱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와 함께 그룹 공통 회원기반인 'H2O ID'가 8월 말 기준 100만 건을 돌파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그동안 백화점 카드, 온라인몰, 레스토랑·서비스 예약 사이트마다 따로 흩어져 있던 회원 정보를 하나의 앱으로 모으는 작업인데, 단순한 시스템 통합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백화점은 원래 외상 거래와 담당 직원을 통한 개인화된 응대처럼, 사람과 사람이 오래 얼굴을 익히며 관계를 쌓아온 오래된 서비스업이다. 그 관계를 온라인 시대에도 끊기지 않게 어떻게 옮겨 담을지가 이번 앱 개편의 핵심 질문이고, 그래서 이 소식은 단순한 앱 출시 공지 이상으로 눈여겨볼 만하다.
무엇이 달라졌나
가장 큰 변화는 흩어져 있던 고객 데이터를 하나의 시선으로 보게 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구매 데이터에만 의존해 고객을 파악했지만, 앱 도입 이후에는 예약 내용과 횟수, 즐겨찾는 매장, 관심 카테고리 등록, 쿠폰 반응 같은 구매 외 행동 데이터까지 함께 조합해 고객상을 더 세밀하게 그릴 수 있게 됐다. 앱은 홈, 예약, 특전, 쇼핑, 마이페이지, 회원증 등 기본 기능으로 시작하며, 예약 사이트와 온라인 스토어는 브라우저판과 달리 매번 로그인을 다시 하지 않아도 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에 종이나 실물 카드로만 존재하던 'S마크' 포인트카드가 이번에 처음으로 디지털화된다는 점, 그리고 연간 구매액에 따라 화이트(10만 엔 미만)부터 다이아몬드(300만 엔 이상)까지 6단계로 나뉘는 '커스터머 프로그램'이 새로 생긴다는 점이다. 다이아몬드 등급에는 그동안 비공개였던 크리스탈 살롱 이용권, 본점 두 곳에서의 무료 여성 패션 스타일링 서비스, 레스토랑 티켓 등이 제공되는데,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최상위 서비스의 가입 기준이 연 300만 엔이라는 구체적 숫자로 처음 공개됐다는 것 자체가 이번 발표의 작은 이슈다.
왜 지금인가
이 앱은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쌓아 올린 결과물이다. H2O ID는 2023년 오사카 다카쓰키에서 시작한 식품 서비스 앱 '마치우마'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고, 이듬해 백화점 예약과 온라인몰로 활용 범위가 넓어졌으며, 이번에 백화점 앱까지 통합되면서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로그인 기반으로 완성됐다. 즉 이번 발표는 새로운 시도의 시작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조금씩 넓혀온 회원 기반이 마침내 백화점이라는 그룹의 본진에 도달한 순간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디지털을 결합해 고객 생애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큰 그림도 함께 제시됐는데, 이는 백화점업계가 공통으로 마주한 고민과 맞닿아 있다. 매장을 찾는 발걸음이 예전 같지 않은 시대에, 한 번 다녀간 손님을 다시 부르는 힘은 결국 그 사람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에서 나온다. 예약 이력이나 즐겨찾는 매장 같은 사소해 보이는 행동 데이터까지 모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발성 할인보다 오래 유지되는 관계, 그리고 그 관계를 지속시킬 근거를 데이터로 쌓아두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음에 볼 것
일정은 이미 구체적으로 잡혀 있다. 9월 9일부터 앱이 선행 공개되고, 9월 30일 정식 서비스 시작까지 약 3주간의 사전 등록 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안에 앱을 내려받아 H2O ID를 등록하고 대상 카드와 연동을 마치면, 선착순 20만 명에게 S포인트 1000포인트가 지급된다. 여기에 더해 자사 신용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한 추첨을 통해 1만 명에게 1000포인트가 추가로 주어지는 이중 혜택 구조도 마련돼 있다. 기존 카드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된 채 앱 특전이 위에 얹히는 방식이라, 기존 고객이 굳이 손해 볼 게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더 멀리 보면 2030년까지 앱 회원 300만 명 확보라는 목표가 걸려 있어, 이번 발표는 장기 로드맵의 첫 단추에 가깝다. 앞으로 등급별 혜택이 어떻게 세분화되고, 예약·쇼핑 외에 어떤 서비스가 앱 안으로 더 들어올지가 이 흐름을 계속 지켜볼 이유가 될 것이다. 백화점이라는, 사람 사이의 관계로 굴러가던 오래된 공간이 디지털 습관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이번 소식이 남기는 관전 포인트다.



